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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 칼럼-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조덕연 기자 입력 2025.03.13 15:12 수정 2025.03.13 15:15

조 덕 연<br>서림신문 논설위원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성철스님이 남긴 법문이다.
가야산 호랑이 알아듣기 힘들 정도의 경상도 사투리에 평상시 육두문자를 남발했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인, 평생을 누더기와 검정 고무신과 함께하셨던 분이셨고 학력은 단성고등보통학교(일제강점기 초등학교)가 전부였던 그가 한국불교 사상 처음으로 우리말 법문을 탄생시키신 분이었다. 그의 첫 법문은 ‘모든 생명을 부처님같이 존경합시다’였고 그리고 그 이듬해 부처님 오신 날 법어는 ‘자기를 바로 보라’였다.
우리는 원래 구원되어 있다. 자기가 본래 부처다. 항상 행복과 영광에 넘쳐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하고 무한하다. 헐벗고 굶주린 상대라도 그것은 겉보기 모습일 뿐 거룩하고 숭고하다. 함부로 불쌍히 여기는 것은 상대를 모욕하는 것이다. 모든 상대를 존경하며 받들어 모셔야 한다. 나 자체는 큰 바다이고 물질은 거품과 같다. 바다를 봐야지 거품을 따라가면 안된다. 부처님은 세상을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자기는 본래 구원되었음을 일깨워 주려고 오셨다. 마음을 열어주는 법문이었다. 천년동안 산속에 머물렀던 불교가 비로소 산에서 내려와 민중 속으로 들어와 사람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은 것이다.
불기자심(不欺自心), ‘자신을 속이지 마라’
스님은 봉암사 결사 후 대구 팔공산 파계사 성전암에 들어가 주변에 철조망을 치고 결코 눕지않고 앉은채로 10년동안 수행한 후 세상에 나왔다. 나오자마자 피를 토하듯 사자후를(사자처럼 우렁차게 부르짖으며 열변을 토하는 말) 토했다. 1967년 해림총림의 초대 방장으로 취임한 뒤 백일 법문을 강론하면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법어를 탄생시킨다.
선(禪)불교는 교종에 대립하는 명칭이다.
불립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 불도의 깨달음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것으로 언어나 문자에 의하지 않고 교리를 캐거나 계행을 닦지않고 직접 사람 마음속의 진리를 깨달아 자기 안의 불성을 일깨움이다. 책이나 타인의 말이나 교리가 아닌 자기 안의 불성을 찾아가는 깨달음이 곧 선불교다.
성철스님의 법문을 들으면 장자가 떠오른다.
장자는 ‘소요유(逍遙遊)’를 주장한다. 거리낌없이 유유자적한 삶, 세속적 가치를 넘어 자유롭게 삶을 즐기는 태도, 장자는 호랑나비의 꿈(호접몽)에서 그의 사상이 표현된다. 그는 꿈속에서 호랑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다가 깨어난 후 자신이 나비가 되었는지 나비가 꿈속에서 자신이 된것인지 알수 없다는 현실과 꿈의 경계가 흐리며 삶의 덧없음과 자아와 외물은 본디 하나임을 설명한다.
산은 산이어서 아름답고, 물은 물이어서 가치가 있다.
이들이 어우를 때 강산은 아름답고 자연은 풍요롭다.
낮은 낮이어서 해맑고, 밤은 밤이어서 그윽하다.
이로인해 일상은 평화롭게 공존할수 있어 좋다.
나는 나여서 용기를 얻을 수 있고, 너는 너여서 사랑 할수 있다.
너와 내가 어우를 때 따뜻함이 느껴지고 훈훈한 사회가 존재할 수 있다. 자세히 보면 보이는 모든 것은 아름다움뿐이다. 감사 할줄 알면 주어진 모든 것은 축복이다. 엿보거나 노려보다가 죄를짓고 판을 키우거나 뒤집으려다가 복을 걷어차는 법이다. 있는 그대로 존재가치를 인정하며 여유로운 삶으로 이어지길 한결같은 마음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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