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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특별기고

이상주 기고-부안경찰, 마을 방범용 CCTV 대동여지도를 만들다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25.01.09 15:43 수정 2025.01.09 15:45

이 상 주<br><경정·부안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장>
이 상 주
<경정·부안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장>
202464일 오전 930분께

모르는 사람에게 폭행당했다112신고가 접수되어 현장에 나가 확인해보니 단순 폭행이 아닌 강간미수로 확인되어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도주로 및 범죄지 부근 마을 방범용 CCTV 32대를 확인했으나 대부분 고장으로 검거에 실패한 후 일주일이 경과한 610일 개인주택에 설치된 CCTV를 활용해 검거했다.

2024919일 오전 1027분께

동생이 죽는다 하고 나갔다112신고가 접수되어 대상자를 찾기 위해 경찰, 자율방범대, 생활안전협의회, 소방 등 인력 80여 명과 경찰헬기 1, 드론 2, 소방견 등이 투입되어 수색했음에도, 같은날 오후 327분께 갈대밭에 사망해있는 요구자를 발견했다.

 

첫 번째 사례에서는 CCTV가 정상 작동되었다면 단시간내 검거가 가능했음에도 고장으로 범인검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두 번째 사례에서는 CCTV에 촬영된 대상자의 동선을 살피던 중 마을입구 삼거리에 마을 방범용 CCTV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고장으로 동선을 더 이상 확인할 수 없었는데 CCTV가 정상 작동 중이었다면 80여 명을 동원할 필요가 없었고 심지어 사망 전에 대상자를 발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위의 두 사례에서 보았듯이 마을 방범용 CCTV는 범죄예방 뿐만 아니라 실종자 수색이나 농산물 절도 등 범죄수사 및 증거수집 목적으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음에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그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부안경찰서에서는 CCTV를 신규로 설치하는 것보다 기존에 설치된 것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전북 최초로 지난해 10월 한달동안 부안군내에 설치된 마을 방범용 CCTV 셋톱박스가 설치된 총 401개소 2,026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전수조사 결과 전체 401개소 중 2016년 이전에 설치된 곳이 208개소에 달하며, 이 중 100만화소 미만의 저화질 CCTV119개소로 나타났다. 또한 고장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CCTV96개소, 비밀번호를 몰라 활용할 수 없는 곳이 140개소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CCTV 연번 마을이름 셋톱박스 설치장소 카메라 설치장소 아이디비번 관리자 성명 및 연락처 설치업체 및 연락처 설치년도 및 화소수 기타 고장 여부 등을 기재한 목록을 작성해 경찰서 각 기능에 전파하여 수사 및 실종자 수색업무에 활용하고, 조사된 데이터를 Pre-CAS(범죄위험도 예측 분석시스템)에 업로드하여 현장 경찰관들이 관내에 설치된 마을 방범용 CCTV 현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 일명 마을방범용 CCTV 대동여지도를 완성했다.

또한, 부안군 자치경찰사무 지원조례(2024.12.10시행)에 의거 부안군과 협의를 통해 고장으로 방치된 96개소 188대의 CCTV 교체 사업비 약 7억원(1개소 설치 비용 700만원)의 예산편성을 요청하고, 비밀번호를 망실한 마을에 대해서는 유지보수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여 업체 관계자들이 비밀번호를 모르는 마을을 방문, 비밀번호 초기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한편, 마을방범용 CCTV는 농산물절도 등 범죄예방을 위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민간자본 보조사업(자치단체 70%, 마을주민 30%)으로 추진하여 범죄예방이나 실종자 수색, 범죄수사에 있어 증거수집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부안군에서는 법적근거(부안군 자치경찰사무 지원조례 제6)가 명확한 만큼 주민들이 안전한 가운데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서는 마을 방범용 CCTV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경찰의 예산편성 요구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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