줏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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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석 기
서림신문 대표 |
ⓒ 부안서림신문 | |
모든 일에 소신이나 중심없이 남이 하는 말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 이랬다저랬다 말과 행동을 바꾸는 사람, 우리는 이런 사람을 ‘줏대’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우리고장 ‘군산김제부안을’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재선을 차지했다.
4년 전, 제21대 총선에 처녀 출마했던 이 후보는 인지도가 낮음에도 불구 66.67%란 높은 지지율로 당선의 영광을 안은 국회의원이다.
당시 이 후보에게 표를 던진 많은 유권자 중 대부분은 “이 후보가 줏대 있어보여 투표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때는 제20대 국회의원들의 상식이 벗어난 치고받는 국회활동과 수시로 말 바꾸기를 일삼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싫증이 난 부안김제 유권자들이 현역 국회의원을 제치고 ‘줏대’ 있어 보이는 이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었는지도 모른다.
옛날 고려‧조선시대 높은 관직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말이나 가마를 타고 다녔다. 벼슬을 가진 이들은 짧은 거리는 주로 가마를 타고 다녔다. 이들이 타고 다니는 가마에도 등급이 있었던 모양이다. 정이품 이상 벼슬을 가진 사람들은 외바퀴가 달린 가마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옛날에는 등산로처럼 좁은 길이 많아 수레나 마차처럼 두 바퀴가 아닌 외바퀴가 아니었나 싶다.
외바퀴가 달린 이 가마는 좁은 길에선 중심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이 가마에는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중심을 잡기위해 달린 장대 손잡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 장대가 바로 ‘줏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들 사이에 이 당선자를 가리켜 ‘줏대’라는 말은 들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4년전 총선에서는 현역 국회의원과의 승부였으나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와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과의 승부 가름으로 이미 예견된 선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4년전 유권자들의 ‘줏대있어 보이는 후보’로 선택되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니 이제는 ‘줏대있어 보이는 국회의원’이 아닌 ‘줏대있는 국회의원’으로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당선자 또한 재선의원으로, 정당에 소속된 의원으로 앞으로의 4년 또한 ‘줏대’있는 정치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군산김제부안 유권자들이 이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걸 잊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도 유권자들 사이에서 ‘줏대있어 보인다’로 표현된다면 이 당선자의 국회활동이 지역주민들이 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며 이 당선자를 지지한 유권자들 또한 두 번이나 ‘주인(?)보고 물건 산 꼴’이 되기 십상이어서 맘이 편치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선거 때만 되면 지역적으로 나뉘어져 ‘물건의 질’을 따져 물건을 사기보다는 주인보고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만연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아무리 지역색이 강한 정당의 후보를 인물 중심으로 선출했다 하더라도 정치활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주인보고 물건 산 꼴’이 되는 것이다.
‘주인도 좋고 물건도 좋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이원택 당선자의 재선에서도 ‘줏대’있는 국회 활동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