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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칼럼-사랑하는 마음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21.11.12 21:48 수정 2021.11.12 09:48

송성섭칼럼-사랑하는 마음
 
↑↑ 송 성 섭 서림신문 주필
ⓒ 부안서림신문 
며칠사이 언덕에 들국도 활짝 피었고 바다의 뒤척임이 거세지는 것을 보니 가을이 깊었나보다.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이 허무를 어떻게 극복할지 생각해 본다. 세월은, 한조각 구름이 저녁 바람에 스치우듯 그렇게 흘러가고 말았다. 나는 침침한 눈을 비벼가며 돋보기를 찾아쓰고 오래된 책을 서가에서 내려 읽어본다. 어느때 읽었는지 기억도 나지않는 책을 새삼스레 다시 읽는다. 망각으로 잊혀진 기억을 애써 더듬어가며 독서에 열중하려 한다. 어디 잊혀진 기억이 책속의 줄거리뿐이랴. 옛일의 이어졌다 끊어지는 생각들이 토막이 된다. 망각의 풍화 작용속에 잊혀진 날들이 더욱 많다. 치매라는 병이 있다고 한다. 뇌는 척추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신경세포가 신경계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다. 치매가 오면 뇌의 질환에 의하여 후천적 지능이 저하된 상태로 언어와 동작이 느리고 기억을 상실하게 되며 정상적으로 생활할수 없는 상태가 된다. 나도 어느새 치매를 걱정할 나이가 되었다. 꽃은 계절마다 아름답게 피는데 인생의 꽃은 시들고 다시 피어날 날은 없다. 어느날 맑은 가을 하늘아래 파아란 바다를 보고 있으면 어린날 꿈에 젖었던 때가 문득 생각이 난다. 소년은 파아란 하늘과 파아란 하늘을 보며 얼마나 많은 꿈에 부풀어 있었던가. 이제 그 소년은 없다. 세월은 강물처럼 흐르고 인생을 마무리 할 즈음에야 깨달음이 있다면 세상을 사랑하는 것이다. 희랍인들은 사랑을 세가지로 구분하였다. 에로스(Eros)는 남녀의 사랑을 말하는 것으로 뜨겁고 열정적이며 소유와 독점욕이 강하다. 요즈음 데이트 폭력이나 헤어진 애인의 부모형제를 잔혹하게 살해하는 일들은 사랑이 아닌 집착에서 오는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상태인 것이다. 노 교수인 김형석 선생은 23년간 병든 부인을 정성스레 돌보았다고 하니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군자의 도는 부부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필리아(Philia)는 인간의 일반적인 사랑을 말하며 이웃에 대한 배려와 우정의 사랑을 뜻한다. 비단 희랍인들이 말하는 세 가지 사랑만 있으랴. 사랑은 위대하고 숭고한 것이다. 사랑의 마음을 가질 때 당신은 언제나 행복할 것이다. 우리는 이웃을 사랑하는데 인색해 왔다. 옛날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었으나 지금은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서로 소 닭 보듯 하고, 이웃에 누가 사는지 죽는지조차 모르는 세상이 되었다. 아카페(Agape)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 자기를 바치고 남을 용서하는 종교적이고 헌신적 사랑을 말한다. 나는 어느 종교에도 귀의하지 못했으나 종교적인 헌신적 사랑이나 거창하게 인류를 사랑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는 동안 이웃과 내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봄볕같은 마음으로 살고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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