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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 칼럼-바보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20.07.09 21:24 수정 2020.07.09 09:24

조덕연 칼럼-바보
 
↑↑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 부안서림신문 
바보는 밥보가 변해서 이루어진 말이다. 밥만 먹을 줄 알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어리석고 아둔한 사람을 가리켜 바보 또는 멍청이, 띨띨이, 먹통, 백치 등으로 얕잡거나 비난해서 불러왔다. 그러나 잘난 척 하는 사람이 주변에 늘다보니 언제부터 인가 우리는 바보의 삶을 동경해 오고있다. 바보는 오늘도 웃습니다. 내 주변에 바보가 삽니다. 차갑게 식어 있던 마음을 위로 해주는 따뜻함, 바보! 언제나 놀림받고 속고 손해 보면서도 밝게 웃어주는 여유있는 사람, 왠지 정겨움이 느껴지는 바보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되뇌어 보게된다. 내 모든 것을 사랑과 우정에 걸었던 바보시절이 기억에 떠오르면서 그 시절과 함께한 옛 친구와 소주 한잔이 그립다. 돌이켜보면 아파하고 아린가슴 달랠 길 없어 방황하고, 웃어넘기지 못하고, 가슴앓이 했던 그 시절이 떠오르며 그 바보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내가 살아온 삶 중 가장 따뜻한 시간인 듯하다. 죽도록 사랑하고 옳은일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 길을 함께했던 순간들이 너무도 그립다. 그 시간을 함께했던 그 들도 아마 그럴 것이다. 지나치게 사리 분별을 따지는 사람은 피곤하다. 어딘가 모르게 빈틈이 있는 사람은 편하다. 내가 좀 실수를 해도 이해 해줄 것 같은 그런 사람, 탁주 한사발 나누면서도 깐깐한 사람 곁에 있으면 분위기가 사뭇 부드럽지 못하다. 세상에 단점없는 사람 없것만 사뭇 남의 잘못만을 질타 한다면 질타하는 자신도 불편함은 불보듯 뻔한일, 바보처럼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이해하고 넘어갈줄 알아야 한다. 매력을 느낄수 있는 사람은 조금은 모자란듯한 바보에게서 좋아함이 느껴지는 매력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바보! 순수하고 착한 바보, 그런 바보가 그립다. 그런 바보를 만나고 싶다. 어딘가 세상에서 동떨어진 듯 하고 매우 느긋하며 천진난만한 그런 바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딸 바보가 그렇다. 딸 앞에서는 바보되는 아빠들, 이유없이 재잘데는 그 모습만 봐도 예쁘단다. 금방 함께 노는 친구가 된다. 딸이 하는 짓은 모두가 예쁘게 보는 아빠들 아들에게 만은 냉정하다. 정직하고 곧게 자라야 된다는 고정 관념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아들 바보는 안되나? 시인 천상병이 그립다. 유별난 꿈과 정열의 소유자 이고 세속적 관행은 물론 사회적 권위도 무시하여 사회풍습이나 통념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자기 길만 걸어간 사람, 사람들은 그를 기인이라 칭했다. 1954년 서울 대학교 상과 대학을 그만두고 문학에만 전념, 한때 부산시장 공보 비서로 일하다 동백림 사건에 연류되어 6개월간의 옥고로 몸과 마음의 상처가 되어 가난과 방탕 그리고 정신병원 생활, 막걸리 한잔 빌어먹으면서도 크게 웃으며 살았던 그의 마음은 그의 시 ‘귀천’에서 거짓 없이 행복한 삶이었음을 알수 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날 /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리라. 우리 안의 벽, 우리 밖의 벽, 그 벽을 그토록 허물고 싶었던 ‘당신’. “다시 태어나면 추기경이 아닌 평신도가 되고 싶다”하시던 김수환 추기경이 그립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조각이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고 유언을 남긴 바보 노무현 또한 그립다. 우리 곁을 떠난 그들이 하나 같이……. 오늘따라 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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