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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특별기고

<단상> 할매생각/서효석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9.06.13 11:57 수정 2019.06.13 01:46

<단상> 할매생각
↑↑ 서 효 석 주산면 부서안길
ⓒ 부안서림신문
까아만 끄으름 정지문 가까이 옛 목수가 떼어다 붙힌 문짝 헐거운 거미줄 가득찬 뒤안길 시린 바람은 늘 그리로 들어온다 아까부터 가물대던 등잔불 끄으름 피어난다 졸고있는 물레 거무죽한 놋요강 뒤 나이먹은 자유당 달력 내내 침묵하는 콩나물시루 주인잃은 중절모 틀어진 횃대 무~ 지나는 바람 대나무밭 앉는다 검부적 끌리는 소리 놀란 등잔불 넘실거린다 커엉~컹 머언 동네 개 짖는 소리 할매품에 기어든다 모질게 말라붙은 그녀의 젖가슴 나무 등걸같은 거친피부 가느다란 숨소리 무명적삼 배어난 할매 내음 대청마루 쥐들의 세력다툼 한창일 무렵 새벽닭이 홰를 친다 온기 잃은 구들목 다둑 다둑… 우리새끼 잘 살어야 헐것인디~ 문득 문득… 가물 가물… 내 생각속에 살아가는 우리 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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