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비교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9.04.24 20:56 수정 2019.04.24 08:57

조덕연칼럼-비교
 
↑↑ 조 덕 연 서림신문 주필
ⓒ 부안서림신문 
우리의 삶은 항상 비교하는 삶이었다. 크고 작고, 길고 짧고, 멀고 가깝고, 잘나고 못나고 예쁘고 밉고, 잘살고 못살고, 좋고 나쁘고, 선하고 악하고, 모두가 비교의 대상이다. 우리는 비교에 울고 비교에 웃는다, 하지만 크고 작음이나 높고 낮음, 잘살고 못사는 등 우리가 비교하는 것은 그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큰 것도 더 큰 것에 비하면 작다. 한라산도 백두산에 비하면 낮다. 하지만 백두산은 히말라야의 알프스 산에 비하면 그 높이는 초라하다. 이렇듯 우리는 항상 사소함에 붉으락푸르락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만족 할 줄 알아야 만이 곧 나에게 행복이다. 나의 현실에 행복함을 느낄 때 비로소 편안함을 누리는 복락의 삶을 살아 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비교가 때로는 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비교하면서 보다 나은 길을 택하다보면 지혜를 얻어 평온한 삶을 이루는 근간이 되어 발전한 변모를 보여 왔다. 한때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좋은 걸 더욱 좋게 하는 슬로건 아래 교육 지도 한 적도 있다. 무에서 유로 그리고 모르는 것에서 앎을 찾는 비교가 지혜의 길이기도 했다. 하지만 비교가 좋은 삶인 것만은 아니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비교 우위가 갈등이 되어 헤어날 수 없는 나락으로 내려앉는 걸 자주 목격한다. 특히 부부간에 비교는 절대 금기사항이다. 사소한 비교가 불란의 씨가 되어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예를 우리는 자주 본다. 필요 없는 비교는 자신을 위해서도 절대 필요 없는 헛일이기 때문이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우리의 삶에 크고 작음이 없고 잘나고 못남이 없듯이 동쪽과 서쪽도 정해진 바가 없다. 인천에서 보면 서울이 동쪽이지만 부안에서 보면 북쪽이고, 강릉에서 보면 서쪽이요 평양에서 보면 남쪽이다. 이렇듯 모든 상은 정해진 바가 없다. 인연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상시 변하는 모든 상을 두고 우리는 항상 다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모든 형상은 있고 없고, 크고 작고, 잘나고 못남이 없다. 이러한 상황을 붓다가 말하는 공(空) 사상이라 한다. 더 알면서 들어가 보면 일정한 나 또한 없다. 내가 결혼하면 남편이고, 학생일 때는 제자였고, 직장인 이였을 때는 부하였고 상사였다. 이렇듯 일정한 나는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다. 우리는 항상 변하고 있음을 망각하고 나에 대한 아집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스스로 불행으로 끌어넣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당장 버리면 된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한다. 옳고 그름 또한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니 말이다. 범부중생(凡夫衆生)인 나는 비교가 희망이 됨을 느낀 때가 있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는다. 아픔이 지속 될 때는 스스로 절망에 빠지다가도 병원에서 만난 사람이 나보다 더 고통이 심한 것을 보고 희망을 느낄 때가 있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못된 심보가 아니라 그냥 고통을 이기지 못해 절망이었다가 그들의 모습을 보고 나는 참으로 행복한(참을 만한) 환자였구나 하는 방편이 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나보다 더한 고통의 환자를 보며 매일 웃고 살아도 되겠다는 희망을 느꼈다는 이야기다, 걷지도 못하는 사람, 젊음에도 남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일각을 넘길 수 없는 사람들. 그들도 쾌유 된 삶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걸 보면 존재하지도 않는 신을 원망 할 이유는 없다. 생각하며 금세 행복한 나라는 걸 일깨워 준다. 지금 불편한 저들도 자신만의 만족의 길을 하루 속히 찾았으면 한다. 붓다의 명언이 생각난다. 자귀의 법구의.자등명 법등명(自歸依 法歸依.自燈明 法燈明) 자신을 등불 삼고 자신에 의지하라. 진리를 등불 삼고 진리에 의존하라. 과거나 미래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말라. 우리가 살고 있는 유일한 시간은 지금 이 시간뿐이다. 人生이란 태어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 것.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웃자 웃어. 그리고 스스로 행복함에 젖어 보자.


저작권자 부안서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