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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섬김의 리더십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2.01.19 11:12 수정 2012.01.19 10:31

 
↑↑ 조 덕 연 서림신문논설위원
ⓒ 디지털 부안일보 
지방자치가 도입된 이래 단체장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는 말이있다. ‘서번트 리더십’이다. 상머슴이 되어 주민을 주인으로 모시고 잘사는 고장으로 만들겠다는 말이다. 주민은 주인이고 주민이 뽑아준 단체장은 머슴 이라는 이야기이니 지당한 말씀이나 그 실행이 문제다. 처음의 발상은 좋았으나, 초심을 지키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듯 빨리 변하고 만다. 이익을 나누자는 소수의 감언이설에 현혹되고, 듣기 좋은 말만 골라서 하는 부하 직원들의 등에엎혀 어느 순간부터인가 군림 하는데만 앞을 다투니 지켜보는 민초들은 허탈감만 더할뿐이다. 어느단체의 행사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다. 행사를 성공리 마무리한 자리에서 단체장은 행사를 이끌어준 리더들에게 다가가 포옹을하며 격려한후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묻는다. 리더들은 한목소리로 작은 바램을 이야기하자 흔쾌히 들어주겠노라고 대답하니 대중과함께 박수로 응답한다. 자리를 함께했던 담당 공무원 계획서를 만들어 보고하니 “당신은 누구편이냐?”고 했다면 함께 일하는 그 공무원은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덧부쳐서 “그런소리 하려거든 내앞에 나타나지 마라” 했다면 어땠을까? 한마디로 아연실색 망연자실 이었으리라. 상머슴 되는일이 몇줄의 책을 읽고 말로 표현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듯싶다. 서번트 리더십은 그린리프(R,Greenleaf)라는 미국의 경영 학자에 의해 1970년대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로버트 그린리프는 헤르만헤세가 쓴 ‘동방순례’라는 책에서 나오는 서번트 레오의 이야기를 통해 서번트 리더십의 개념을 설명한다. 소설속에서 레오는 순례자들의 허드렛일이나 식사 준비를 돕고 때때로 지친 순례자들을 위해 밤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다. 레오는 순례자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살피고 순례자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레오가 사라져버렸다. 그러자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피곤에 지친 순례자들 사이에 싸움이 잦아졌다. 사람들은 그때서야 비로소 레오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가 순례자들의 진정한 리더였음을 알게된다. 서번트 리더십은 레오와 같이 다른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이루어 나가는데 있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도와주는 리더십이다. 결국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다른 구성원 들이 잠재력을 발휘할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것이 서번트 리더십인 것이다. 오늘날 중국지도부가 벤치마킹 하려는 인물이 있다. 그대상은 진시황도,한고조유방도,한무제도,원태조칭기스칸도,명태조주원장도아닌 바로 강희제다. 강희제(康熙帝)는 어떤 사람인가? 1644년 고작 15만명에 불과한 만주족이 천배가 넘는 1억5000만명의 한족으로 구성된 거대제국인 명나라 왕조를 무너뜨린 청나라 태조 누르하치의 증손자이자 청나라의 4대 황제인 강희제(1661-1722, 61년간 제위), 강희제의 믿기지 않는 리더십의 원천은 무엇보다 인제를 중하게 여긴 점이었다. 당시만 해도 한족은 만주족을 오랑캐로 여겨 명망있고 절개 높았던 한족의 학자들은 강희제를 군주로 섬길수 없다며 앉은뱅이를 자처하고 그의 앞에서 일어서는 것조차 거부했다. 허나 강희제는 그들이 마음을 돌려 함께 할때까지 직접 찾아가서 협조를 구하고 학문에 조예가있는 선비를 초빙하여 등용 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관인엄기(寬人嚴己),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하라”. 강희제의 수신덕목중 하나다. 강희제는 매일 일과가 끝나고 침소에 들기 전까지 상소문을 읽었다한다. 코피를 쏟으며 밤을 지샌날도 수없이 많았다고한다. 이처럼 진심으로 스스로의 몸을 굽혀 진력을 다했던 강희제의 모습은 오늘날의 서번트 리더십의 전형이다. 그리고 그 섬김의 리더십은 새로운 중국 건설을 위해 강희제를 배우고자 합창하는 장쩌민과 후진따오 주석등 현중국 정부에서 재현되고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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