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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정 완
부안고 3년 |
ⓒ 디지털 부안일보 |
12월 2일, 우리 부안고등학교 강당에서, 3학년 학생들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안군협의회가 마련한 ‘북한 이탈 청소년과 함께 하는 통일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였다.
사실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에도 통일에 대한 내용은 많았다. 사회나 도덕 교과서에서 마지막 단원은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항상 있었다. 그렇지만, 수업 때 통일에 대한 부분은 마지막이어서인지 빨리만 지나갔다.
다른 때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통일 교육이라는 것도 별로 하지 않았고, 통일에 대한 글쓰기도 중학교까지는 몇 번씩 해봤지만,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그런 기회도 전혀 없었다.
통일 교육이 무엇인지는 생각한 적이 있지만, 단순히 남북한 정권에서 이야기한 통일의 방향을 이야기하고, 우리는 통일해야 한다는 이야기만 되풀이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차라리 주말에 하는 남북의 창이나, 조금씩 보던 통일전망대 같은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북한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 베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그런 점에서 이 날의 시간도 별반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저 고3 이니까 여유를 가지면서 들어보려 했다. 그리고 강당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으면서도 그 생각은 바뀌진 않았다.
처음에 한겨레고등학교 선생님의 강의로 시작하셨다. “통일이 오는 ‘신호래’요.” 하면서 본인을 소개하신 그 선생님의 강의는 평소에 알던 것도 있었다. 장마당이랄지, 북한에 대한 상황이랄지, 우리나라의 문화들이 퍼져간달지 하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다. 그렇지만 북한을 빠져나와 우리나라로 어떻게 오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난민수용소에 가서 미국으로 갔더라.”, “배를 타고 우리나라로 왔다더라, 일본으로 갔다더라.”, “중국 간 국경을 뚫어서 왔다더라.” 같은 이야기만 뉴스나 신문으로 보고 들었을 뿐이었다. 어떻게 그 험한 길을 뚫어왔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그런 것을 그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서 보다 많이 알 수 있었다.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이 나고, 나와 같은 학년의 탈북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직접들을 수 있었다. 그 탈북 여학생들은 우리가 미리 써낸 질문서를 토대로 답변해 주었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다양한 질문을 써냈다. ‘어떻게 남한으로 오게 되었어?’, ‘처음 여기에 와서 느낀 문화적인 차이점은 어떤 것이니?’로 시작해서, ‘북한에도 우리나라 TV를 보는 사람들이 있어?’, ‘북한에도 우리나라처럼 학생끼리 사귀기도 하니?’, ‘북한도 여기처럼 불량한 학생이 있어?’와 같이 다양한 것을 물었다. 그 탈북 여학생들은 우리의 질문에 정성껏 답해줬다. 그 답들을 들으면서 크게 다른 생활을 하진 않는단 생각을 했다.
모든 질문이 다 끝나고, 탈북 여학생들이 준비한 노래도 들을 수 있었다. 선생님께 부르던 그 노래, 마지막이 되어서 ‘다시 만나요’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가사를 알면 조금은 따라 부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까지도 들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자는 그 노래가 끝나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갔다.
다 끝나고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통일은 얼마큼 가까이 찾아왔을까?’ 나는 잘 모르지만, 하나는 믿고 싶다. 간절함을 갖고서 남쪽으로 오시는 분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내일을 보여주리라고. 아직 우리 모두가 긍정적인 인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이런 기회가 조금 더 많아진다면 우리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도 바뀌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