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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칼럼- 교육계도 ‘아부’가 우선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0.05.15 11:10 수정 2010.05.15 11:11

 
↑↑ 송 성 섭 서림신문 주필
ⓒ 디지털 부안일보 
지난 4월 30일 부안교육문화회관 개관식 현장. 타악 연주로 분위기가 무르익자 교육 문화회관 개관식이 시작 되었다. 오후의 봄볕은 따가웠고 공사장 한쪽에선 먼지가 날리고 있었다. 유명한 인사들을 일일이 호명하는 지루한 소개가 끝 난 뒤 ‘귀 하신 분’을 미처 소개하지 못했다며 귀 하신 분을 소개하였다. ‘귀하다’의 반대말은 ‘천하다’는 말이다. 참석한 군민들은 졸지에 ‘천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며 귀하고 천한 사람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말이란 장소와 때에 따라 신중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 번 뱉은 말은 쏟아버린 물과 같기 때문이다. 개관식 관계자의 편향된 의식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격려사나 축사도 서로 추겨 세우는 아부성(?) 발언이 듣는 사람의 낯을 뜨겁게 하였다. 경과보고에서 충분히 밝힌 사항인데 연단에 올라오는 사람마다 극찬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기 몸값 올리기에 촌극을 다하고 ‘형님’으로 모신다는 의리까지 내세웠으니 참으로 그들만의 잔치로 화기애에(?)한 개관식 이었다. 듣기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이면 족하고 애써준 마음이 고맙고 감사하며 예산 확보에 지대한 공도 인정 되지만 그것도 여러 번 되뇌면 낯간지러운 것이 아니던가. 우리의 행사 문화는 쓸데없는 요식행위가 너무나 많다. 어느 행사장 마다 헛 인사치레의 허식으로 참석자들을 짜증나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주차장도 높으신 분들 소위 VIP 자리가 따로 마련되고 정문의 교통안내자가 들고있는 종이조각에 차량번호가 들어있지 않은 일반차량은 출입 금지다. 적어도 노약자나 어린이 장애우 차량은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것이 더불어 사는 사회가 아닐까. 요즘 거리에 나가 보면 6.2 선거철을 맞아 ‘귀 하신 분’들이 허리 굽혀 인사 하는 것을 본다. 오늘은 그들의 인사를 받지만 내일은 그들에게 우리가 허리 굽혀 인사를 해야 한다. 아직도 우리는 선거 때에만 주권이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민(民)은 졸(卒)이어야 하는가. 필자는 교육 문화 회관 개관식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청소년들의 요람이 될 전당에서 그들의 유리알 같은 속셈이 부끄러웠고, 저런 걸 일러 곡학아세(曲學阿世)라 하던가. 개관식은 한 마디로 유치하였다.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개관식 진행 상황도 청소년들에게는 교육의 현장이다. 교육 관계자들의 겉치레 행사를 보며 그들은 무엇을 배우겠는가. ‘귀 하신 분’을 모시기 이전에 귀한 우리 어린이들을 잘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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