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인터뷰- 전북도교육위원회 박규선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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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나는 교육 실현
-전라북도교육감 출마 시사-
◇ 교육세 폐지 온몸으로 저지
◇ 교육자치 실현 1,000만 서명운동 주도적 활동 전개
- 전국 시도교육위원회 의장협의회 수석부회장
- 지방교육자치법 개정 추진 운동본부 공동대표 활동
-서문-
전라북도의 질 좋은 공교육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도교육위원회의 역할이 막중하다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 도교육위원회를 구성하는 교육위원을 투표로 선출해 일을 맡긴 도민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않은게 사실이다. 도 교육위원회가 무엇을 하는지 조차 모르는 게 현실이다. 이에 부안서림신문에서는 무엇보다 부안군민은 물론 전북도민의 관심이 집중되어야 할 교육위원회의 이해를 돕기위해 도교육위원회를 대표하는 박규선 의장을 만나보았다.<편집자 주>
▶ 먼저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부안군민은 물론 도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다사다난했던 2009년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2009년에는 미국에서 불어 온 금융위기가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힘들었던 한 해를 잘 마무리하시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다같이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잘사는 전라북도, 교육이 강한 전라북도를 만들어 나갑시다. 저도 도민의 일원으로, 교육의 동지로 이 일을 위해 신명을 다 바치겠습니다.
▶ 전북도교육위원회 의장으로써 우리나라의 교육계 전반에 대한 진단을 부탁드립니다.
문명은 늘 발전합니다. 하나의 도전이 과제를 해결하고 연이어 또 다른 도전이 야기될 때 문명은 탄력을 받는다고 봅니다. 이러한 논리로 보면 대부분의 문명은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인 것이지요. 이러한 맥락에서 지금 우리나라의 미래는 매우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지난 100년간 우리 교육은 전반세기를 근대교육을 가장한 식민교육에, 후반세기를 경제성장의 명분에 따른 도구적 이성 중심교육에 예속되어 지낸 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 현장에 중대 위기가 닥쳤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교육세를 폐지하려 들고 교육 현장을 정치판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자녀들이 공부하는 교단에 이슈와 이벤트만 난무할 뿐 진정한 교육의 명분을 찾기는 어려워질 것입니다.
▶ 그렇다면 진정한 교육의 명분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부존자원이라고는 없는 우리나라가 OECD국가가 되었고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것을 가능하게 했습니까? 두말할 나위 없이 교육인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2007년 6월에 발표한 세계 경제 보고서에서 2050년의 우리나라는 총 경제 규모 세계 12위, 1인당 국민소득 세계 2위(9만 294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교육열이라는 부존자원과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인재강국을 첫째가는 조건으로 달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국가 성장의 행보에 단순 정치 논리에 의한 빨간불이 켜진 것입니다. 교육 현장이 정치화되면 미성숙한 가치관을 가진 유치원,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의 교육이 정치판으로 휘둘리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교육자치가 올바르게 실현되어야만 우리나라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교육이 부강한 국가의 토양이기 때문입니다.
▶ 지난 3년 동안 교육위원회는 공교육 내실화를 통한 전북교육발전 및 올바른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의정활동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동안 제5대 교육위원회 의장을 역임하며 실현한 교육성과를 간략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교육이 변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동안 제5대 전라북도교육위원회는 사교육비와 대학서열화 문제, 영어교육, 교원정책, 특수교육, 유아교육, 수월성교육과 평준화정책, 특성화교육, 농산어촌교육 등에 끊임없는 대안을 찾아왔습니다. 집행부인 전라북도교육청을 견제하고 독려하여 전라북도 도민들에게 양질의 교육이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특히 저는 제5대 전라북도교육위원회 의장을 맡아 교육세 폐지운동에 혼신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를 위해 ‘지방교육자치법 개정 추진 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올바른 교육자치 실현과 GDP 6%의 안정적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을 펼쳤습니다. 전라북도에서는 도민 28만 명이 서명에 참가하였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원입니다. 서명지는 지방교육자치법 개정 추진 운동본부에 전달되었으며 전국시도교육위의장협의회는 올 1월 10일과 11일, 양일간 국회를 방문하여 올바른 교육 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 의장의 말씀을 듣다보니 교육제정 확보란 말이 자주 나오는데 교육제정확보는 어떠한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교육을 잘하고 싶어도 돈이 부족하면 제대로 교육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재정 자립도가 취약한 지방교육 자치의 경우는 더욱더 어렵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재정은 GDP대비 4.3%로써 OECD 평균수준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 정권이 선거공약으로 내건 GDP대비 6%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GDP대비 4.3%의 우리나라 교육재정을 6%로 확대하는 것은 국운을 건 중대과제입니다. 교육재정이 늘어갈수록 교육 환경은 좋아지고 교육의 질은 높아져 경쟁력 있는 핵심 인재가 양성되어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
▶ 또, 말씀 중에 힘 있게 강조하시는 올바른 교육자치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지금 집행부를 국민의 편에 서서 감시하고 견제해야할 독립형 의결기구인 교육위원회가 폐지되고 도의회에 교육의원이라는 명분으로 반쪽이 되어 편입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교육위원회가 폐지되거나 교육의원이 신설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더 큰 맥락에서 교육 자치를 말하자면 헌법에 보장된 교육 자치를 부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치에 예속된 교육은 결국 힘을 잃게 되어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헌법 31조 4항에 보장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중립성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교육은 한번 잘못되면 회복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교육이 정치에 예속되지 않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록 더디어도 교육자가 주인이 되어 교육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교육자치의 실현인 것입니다.
▶ 그렇다면 지금 교육현장에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교육현장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정성을 확보한 정당성입니다. 그렇다면 교육의 정당성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교육자가 교육하는 세상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제 말에 교육을 교육자가 하지 그럼 누가 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미시적으로 보면 교실에서는 교사가 수업하고 있으며 학교장은 학교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교육 현장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학교는 ‘교육’의 개념보다는 ‘관리’의 개념이 부각되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정치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이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건 데 교육자가 역사적 책무성을 가지고 교육하도록 하는 제반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 정치논리나 경제 논리로 교육을 접근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말씀 같습니다. 하지만 이 시대의 풍토는 대부분의 현안들을 매우 정치적이며 경제적으로 풀어가려고 하지 않습니까? 교육계의 한 사람으로 앞으로 이러한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 나가시겠습니까?
다원화, 다양화된 세계 질서 속에서 정당성은 한층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명분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정당성이야 말로 세계무대에서 공통점 또는 절대가치가 없는 모든 주역들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이나 일본이 세계 평화를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은 어디에서도 통하지 않는 이치입니다. 그들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으로써 세계평화에 대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명분을 잃었습니다.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시도 때도 없이 싸우는 중동의 나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나 경제 논리가 교육의 명분을 무너뜨리거나 자존감에 상처를 입힌다면 우리나라의 교육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창의적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유학 고급 인재 귀국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학문분야별 세계 수준 연구거점 형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해외 명문대학과 스타급 과학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힘을 가진 정치권에서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2006 PISA 결과 세계 57개국 고1학생의 읽기와 수학 성적이 1위이며, OECD PISA, TIMSS 등 각종 국제평가에서 단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닙니다. 은반의 여왕 김연아와 수영의 박태환, 프리미어리그의 박지성, 박세리를 비롯한 신지예같은 스포츠 스타들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하고 있으며 조수미, 백건우 같은 예술인도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교육은 건강하고 우리의 미래는 밝습니다. 특히 보통교육을 하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은 백년지대계의 정신으로 느긋한 기다림과 먼 안목의 투자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 며칠 전에 전라북도 교육감 출마를 시사 하셨는데 배경이 무엇입니까?
며칠 전 교육자치 실현을 위한 1000만 서명운동 자리에서 ‘교육위원이냐? 도의원이냐? 교육감이냐? 명쾌하게 이야기 좀 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교육감을 의중에 두고 있다’며 교육감 출마를 시사 했습니다.
요즈음 세태를 보면 모든 것이 서울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한강에서 용 난다’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용은 개천에서 나야 제대로 되는 것입니다. 우리 전라북도가 도세가 열악하여 산업, 경제, 교육 등 여러 가지 여건이 취약합니다. 따라서 교육의 힘으로 잘 사는 고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합니다.
교육이 전라북도의 희망입니다. 이러한 희망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 것이 제 소망이며 역사적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군요. 그렇다면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어려운 일을 많이 겪게 될 턴데 소회를 부탁드립니다.
2010년 2월이나 3월 쯤 공식적인 제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출마가 예정되는 분들과는 모두 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분들이라서 그 분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힘을 모을 때와 나눌 때를 분명히 하겠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교사로 교직을 출발해서 고등학교 교장을 거치고, 장학사에서 본청 장학관, 과장, 교육국장까지, 정읍교육장, 전주교육장, 교육위원회 의장,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을 거치면서 교육의 본질을 명확히 파악하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하는 진실의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앞날도 매우 희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민 여러분들과 교육가족 여러분들께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힘으로 어려운 일들을 잘 해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바쁘신 데도 이처럼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끝으로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부안군민은 물론 전라북도 도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교육 가족 여러분!
진정한 교육 자치와 GDP 6% 수준의 교육경비 확보는 질 높은 교육 실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교육위원회 의장의 남은 임기를 이 일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습니다. 그리고 개천에서 용 나는 전북교육 실현을 위해 성심을 다하여 앞날을 준비하겠습니다. 이 일을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읍시다.
2009년이 저물어 갑니다. 하시는 일 마다 행운이 함께 하시고 자녀들의 교육에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