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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박상훈칼럼-여우와 꿀단지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08.09.09 20:55 수정 2008.09.09 05:58

ⓒ 디지털 부안일보
며칠 전에 친구들을 만났다. 간만에 보는 친구들이라 너무 반가워 수다 아닌 수다를 떨기 시작 했다. 여자들이 다 그러하듯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는데 정말 깨지는 줄 알았다. 한 친구가 자기 근황을 상세하게 늘어놓았다. 전주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친구인데 교사들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면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자기의 마음과 같이 않아서 속이 무척 상했던 모양이다. 어찌 다 같은 마음이랴, 얼굴모양 생김새 손 지문까지 서로 다른데 생각까지 같을까. 그 친구는 자신이 왜 직원들과 똑 같은 행동을 했을까? 그 사람이 그렇게 했다고 해서 나또한 똑 같은 행동으로 대처 하여 그만 두게 한 것에 대해 많이 후회하고 있었다. 사람은 든 자리보다 난 자리가 더 크다고 했는데 또 처음 만나는 인연보다 헤어질 때 인연이 더 중요하다하는데 말이다. 심지어 과학시간에 배운 자석원리에서도 양극끼리면 또 음극끼리면 서로 밀어내려고 하는데 당연히 기름에 기름을 부었으니 오죽할까.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만 이해하고 양보하면 되는데 말이다. 후회하는 친구에게 이제 지난 일이니 다음부터 조심하고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후회를 후회로 끝내지 말고 반성의 계기로 삼으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왜 꼭 하고난 일에 대해 후회하고 실수를 번복하는 것일까? 물론 나 자신도 그러하지만. 교육으로 인해 서울 갈 기회가 있었다. 목적지를 가기위해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불빛이 드리워진 벽의 글귀 하나가 나를 붙잡았다. ‘여우와 꿀단지’라는 제목이 내 눈에 들어 왔다. 어느 한 마을에 여우가 나타나 기르던 가축들을 잡아먹고 다녀 마을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여우가 아카시아 꿀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여우가 잘 다니는 곳에 독이 든 아카시아 꿀단지를 놓아 여우를 죽이려고 했다. 여우는 영악해서 자기를 죽이려고 마을 사람들이 꿀단지에 독을 넣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느 화창한 날 여우는 독이 든 꿀단지가 있는 곳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꿀단지를 본 여우는 비웃으며 안 속는다는 표정으로 지나치는데 갑자기 여우는 정말 좋아하는 아카시아 꿀이 먹고 싶어졌다. 그런데 거기에는 독이 들어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먹으면 죽는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뒤로 한 체 지나치다가 여우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맛있는 아카시아 꿀을 혀에만 대고 목구멍으로 넘기지 않으면 죽지 않고 달콤함을 느낄 수 있을꺼야 하하’ 이런 생각으로 꿀을 찍어 입속에 넣었다. 혀에 대 맛본다는 것이 그만 목구멍으로 쏘옥 들어가 버렸다.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여우는 자기가 한 짓에 대해 대성통곡을 하며 이왕 죽는 것 좋아하는 꿀 다 먹고 죽자하고 꿀단지의 꿀을 다 먹은 후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죽은 여우와 같이 지금 닥친 일들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다반사일 것이다. 조금씩 서로의 감정을 억제하고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자제했으면 우리 친구처럼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 길이 좁거나 거칠면 돌아가면 되고, 외나무다리면 서로 양보하면 되고, 한 번의 행동을 위해 두 번 더 생각하면 조금의 실수를 줄일 수 있을 텐데 당장의 달콤함을 위해 무수히 많을 달콤함을 버리는 우매한 짓을 하지 말아야 하겠다. 세상은 오늘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달콤한 미래가 우리를 기다린다. 아주 아름답고 행복한 우리의 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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